삼성파운드리 TSMC 대만 반도체 공장 외관

삼성 파운드리, 빅테크 듀얼소싱으로 TSMC 독주 흔들 수 있을까 (AI 반도체 경쟁구도 총정리)

최근 며칠 사이 증권가 리포트와 반도체 뉴스에 ‘파운드리 듀얼소싱’이라는 단어가 부쩍 자주 등장하고 있다. 트렌드포스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TSMC 매출은 358억 5500만 달러,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로 여전히 압도적인 1위를 지키고 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빅테크들이 삼성 파운드리와의 거래를 늘리려 한다는 이야기도 꾸준히 흘러나온다. 시장 1위 기업이 멀쩍이 앞서 있는데도 굳이 다른 곳을 같이 쓰려는 이유는 뭘까. 이 글에서는 그 배경과, 삼성전자가 파고들 수 있는 틈이 어디에 있는지를 정리해본다.

목차

  1. 왜 지금 ‘파운드리 듀얼소싱’이 다시 화두가 됐나
  2. TSMC 점유율 72.3%, 숫자가 보여주는 위치
  3. AI 반도체 시대, 파운드리에 요구되는 능력이 달라졌다
  4. 삼성 파운드리가 노리는 틈
  5. 다른 산업에서도 본 ‘듀얼소싱’이라는 익숙한 그림
  6. 빅테크는 왜 한 곳만 쓰지 않으려 할까
  7. 앞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
  8. 자주 묻는 질문

왜 지금 ‘파운드리 듀얼소싱’이 다시 화두가 됐나

파운드리는 반도체를 설계한 기업 대신 실제로 칩을 찍어내는 위탁생산 공장을 말한다. 엔비디아, 구글, 아마존 같은 빅테크들은 자체 AI 칩을 설계하면서도 직접 공장을 짓지 않고 파운드리에 생산을 맡긴다. 문제는 이 공정이 TSMC 한 곳에 지나치게 몰려 있다는 점이다.

지진이나 정전, 지정학적 리스크처럼 한 가지 변수만 생겨도 전 세계 AI 칩 공급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최근 빅테크들의 듀얼소싱 움직임은 이런 불안을 줄이려는 자연스러운 선택으로 풀이된다. AI 투자 규모가 커질수록 공급망 한 곳에 모든 걸 맡기는 구조의 리스크도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TSMC 점유율 72.3%, 숫자가 보여주는 위치

트렌드포스 집계로 올해 1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72.3%에 달한다. 압도적인 1위라는 표현이 부족하지 않은 숫자다. 이 정도 점유율이면 사실 빅테크 입장에서는 굳이 다른 곳을 알아볼 이유가 크지 않아 보인다.

그런데도 듀얼소싱 이야기가 끊이지 않는 이유는 점유율과 별개로 ‘의존도’에 대한 부담이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곳에 생산이 몰릴수록 협상력에서도 밀리고, 공급 차질이 생기면 대안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점유율 1위와 안정적인 공급망은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게 최근 업계의 공통된 인식이다.

AI 반도체 시대, 파운드리에 요구되는 능력이 달라졌다

TPU·LPU와 HBM 연계 설계가 중요해진 이유

과거의 파운드리는 설계도를 받아서 정해진 공정대로 찍어내는 역할에 가까웠다. 그런데 AI 반도체로 넘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구글의 TPU, 여러 스타트업의 LPU 같은 맞춤형 AI 칩들은 고대역폭 메모리, 즉 HBM과의 연계 설계가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가 됐다.

단순히 칩을 잘 찍어내는 것을 넘어서, 메모리와 로직 반도체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묶어낼 수 있느냐가 파운드리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떠오른 셈이다. 패키징 단계의 캐파도 같이 중요해지면서, 단순 위탁생산을 넘어선 ‘종합 설계 파트너’ 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빅테크의 우선 고려 대상이 되고 있다.

AI반도체 HBM 메모리 모듈 DIMM

사진: Veeblefetzer, CC BY 4.0, Wikimedia Commons

삼성 파운드리가 노리는 틈

바로 이 지점이 삼성전자가 노릴 수 있는 틈이다.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메모리 사업부를 한 회사 안에 같이 두고 있다. 로직 반도체 생산과 HBM 같은 메모리 생산을 한 지붕 아래에서 조율할 수 있다는 뜻이다.

TSMC는 파운드리에 집중하는 대신 메모리는 직접 만들지 않기 때문에, 메모리와 로직을 한 번에 최적화해야 하는 AI 칩 설계에서는 삼성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의외의 강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게 곧바로 점유율 반전으로 이어진다는 보장은 없다. 첨단 공정 수율이 빅테크가 만족할 수준까지 올라와야 하고, 검증 물량을 넘어 핵심 칩 생산까지 맡기는 단계로 넘어가야 의미 있는 변화로 이어질 것이다.

다른 산업에서도 본 ‘듀얼소싱’이라는 익숙한 그림

자동차 유통 현장을 지켜볼 때도 비슷한 장면을 자주 봤다. 한 제조사 차량만 계속 들여오던 매장이 갑자기 다른 브랜드 차량도 같이 들여놓기 시작하면, 그건 거의 항상 ‘한 곳에만 기대는 게 부담스럽다’는 신호였다. 물량 수급이 한 번 막히면 매장 전체 매출이 흔들리는 걸 직접 겪어봤기 때문에, 빅테크들이 TSMC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낯설지 않게 느껴진다.

이런 듀얼소싱은 단가 협상에서도 중요한 무기가 된다. 거래처가 하나뿐이면 가격은 그쪽이 부르는 대로 따라가야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대안이 생기는 순간 협상 테이블의 분위기 자체가 달라졌다. 빅테크들이 삼성 파운드리와의 거래를 늘리는 것도, 단순히 삼성 기술이 갑자기 좋아져서라기보다는 TSMC 한 곳에 끌려다니지 않기 위한 보험 성격이 크다고 보는 게 더 현실적인 해석일 것 같다.

삼성파운드리 TSMC 대만 반도체 공장 외관

사진: Kevin CW Lu, CC BY-SA 4.0, Wikimedia Commons

빅테크는 왜 한 곳만 쓰지 않으려 할까

공급 안정성 외에도 이유는 몇 가지 더 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다. 대만을 둘러싼 정세 변화는 빅테크들의 장기 공급망 전략에서 항상 변수로 다뤄진다. 둘째, 첨단 공정 캐파 확보 경쟁이다. 너도나도 AI 칩 주문을 늘리면서 TSMC의 최신 공정 슬롯 자체가 부족해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셋째, 협상력이다. 거래처가 둘 이상이면 가격과 우선순위 배정에서 빅테크가 더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다. 넷째, 각국 정부의 반도체 보조금 정책이다. 미국과 한국 모두 자국 내 첨단 공정 투자를 유도하는 지원책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적 유인도 생산지를 다변화하려는 빅테크의 결정에 영향을 준다.

앞으로 지켜봐야 할 변수

이번 주 발표될 마이크론의 실적도 같이 봐야 할 지표다. 마이크론 실적은 D램 가격 상승세가 얼마나 지속되는지를 보여주는 가늠자 역할을 하기 때문에, AI 메모리 수요와 파운드리 투자 흐름을 함께 가늠하는 데 참고가 된다.

또한 삼성 파운드리의 첨단 공정 수율이 실제로 빅테크가 만족할 수준까지 올라오는지, 그리고 빅테크들이 검증 물량을 넘어 핵심 칩 생산까지 맡기는 단계로 넘어가는지가 앞으로 몇 분기 동안의 핵심 관전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흐름은 한 번의 발표로 결론 나는 게 아니라 여러 분기에 걸쳐 천천히 드러날 가능성이 크다.

자주 묻는 질문

Q1. 파운드리 듀얼소싱이란 정확히 무슨 뜻인가요?
한 가지 칩을 한 곳의 파운드리에서만 생산하지 않고, 두 곳 이상에 나눠서 생산을 맡기는 전략을 말한다.

Q2. TSMC 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뜻인가요?
아니다. 72.3%는 여전히 압도적인 1위 수준이며, 듀얼소싱 움직임은 점유율 하락이 아니라 의존도 분산 목적이 더 크다.

Q3. 삼성 파운드리가 TSMC를 단기간에 따라잡을 수 있나요?
공정 격차와 수율 검증에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단기간 역전은 어렵다는 시각이 많고, 다만 HBM 연계 설계 같은 특정 영역에서는 차별화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Q4. HBM이 파운드리 경쟁력과 무슨 관련이 있나요?
AI 칩은 로직 반도체와 메모리를 얼마나 유기적으로 묶어내느냐가 성능을 좌우하기 때문에, 메모리까지 같이 만드는 기업의 수직계열화 구조가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Q5. 마이크론 실적이 왜 같이 언급되나요?
마이크론 실적은 D램 가격과 AI 메모리 수요 흐름을 보여주는 지표라서, 파운드리·메모리 투자 트렌드를 함께 읽는 참고 자료로 쓰인다.

Q6. 일반 독자가 이 흐름에서 주목할 부분은 뭔가요?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니라, 파운드리·메모리 공급망이 한 기업에 몰려 있는 구조에서 분산되는 구조로 바뀌는 흐름 자체를 산업 변화로 지켜볼 가치가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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